2007. 4. 30. 14:58

PC통신 유저라면 누구나 기억할만한 파란화면,
그리고 뚜띠뚜띠~드르르륵 하던 모뎀의 접속음.
그리고 컴퓨터 앞에 펼쳐진 또하나의 새로운 세계..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못했던 1990년대부터..
인터넷이 등장했던 2000년 초까지 PC통신 세계가 존재했다.

당시의 PC통신에는 쉽게 접할수 없었던 정보가 있었고..
다양한 사람이 있었고.. 즐거운 모임이 있었고.. 열띤 토론이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것이 모여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냈다.

천리안, 하이텔, 유니텔, 나우누리, 넷츠고...그리고 등등

2000년 초까지만 해도 이런 PC통신들은 건재했으나...
2002년 이후 하나둘씩 사그러들고 있었다.

하긴 뭐 초고속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더이상의 전화접속은 무의미한 것이었으니..

사실 당시 기술적인 측면만을 봤을때는 PC통신은 더이상의 경쟁력을 가질 수 없었지만
충성도높은 유저가 이룩한 놓은 커뮤니티 문화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문화는 시장에서 외면되었고..
기존 데이터와 유저를 웹으로 옮기려는 활동은 전혀없이..
기존 유료서비스는 유지한채 포털로의 변신을 시도했으며(유니텔, 나우누리, 천리안, 하이텔)
일부는 PC통신유저들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포털을 런칭하기도 했다. (넷츠고)

당시 나는 유니텔을 거쳐 넷츠고에 둥지를 틀고 있었는데...
군대를 다녀온 사이 당시 몸담고 있던 "광고이벤트 동호회"의 자료가 사라진 것을 알았을때
그때의 황당함과 울분을 생각하면 아직도 이가 갈린다.

어쨋거나 당시 PC통신서비스사들은 유저와 그들이 이룩한 문화를 헌신짝처럼 버렸지만..

유저들은 당시의 문화를 다시 이어가고자..
프리첼로, 다음으로, 또는 다른 곳으로 각각 흩어졌고..
그래서 당시 PC통신의 기능과 문화들은 현재 대부분 각각의 사이트에서 살아남아 유지되고
발전하였다.

이에대한 생각을 살짝 정리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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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당시의 토론문화는 다음이 상당부분 흡수했으며
또한 지금의 블로거들을 통해서 대부분 계승발전 되고있고..
유머게시판은 웃대나 디씨등으로 흡수되고 또한 각 포털에서도 일정 부분 가져간것 같다.
동호회 기능은 다음의 까페나 각 포털의 클럽, 또 수많은 매니아 커뮤니티들로 발전을 했고...

근데.. 당시 PC통신 유저들을 밤샘으로 이끌었던 그시절의 대화방 문화는 어디로 갔을까..

사실 PC통신 몰락 이후 세이클럽등의 채팅사이트가 잠시 반짝했지만..
이상하게 생겨나는 방제마다 찝찝한 급만남을 위주로한 공간으로 서서히 변모되었다.
그곳에서 PC통신 시절과 같은 재미난 이야기방을 찾을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게다가 채팅사이트라고 검색을 하면 화상채팅 사이트가 주르륵 뜨질 않나..
채팅이라고 하는 말 자체가 그때와는 다른 뉘앙스를 풍기고 있으니...

그래서 그 동안 과연 그 시절의 대화방 문화를 어떤놈이 대신할 것인가에 대해서
나름 심각한 고민을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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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플레이톡"이라는 곳 접하면서 그 시절 대화방에서 놀던 생각이 떠오른다는 말씀.
멀쩡하게 잘 살다가 갑자기 밤을 막 새지를 않나.. 새벽까지 이야기하면서 놀지를 않나..
그래서 평소의 생활패턴에 아주많은 지장을 받고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즐겁네?

어쨋거나 저쨋거나....

'플레이톡'이 그 시절의 재미난 이야기방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야기...

끝이 좀 모호하다?
Posted by 염소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