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4. 23. 23:47

2007년 4월 25일자 뉴스위크 한국판에서
보험사 게이코(GEICO)의 원시인 모델의 광고이야기를 보았다.

요약하자면 게이코는 현대인의 모습을 한 원시인들의 이야기를 광고소재로 사용하였고..
아주 큰 인기를 끌어서 방송에서까지 패러디되는 등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족 : 게이코의 모회사는 워랜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이라고 한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광고를 찾아보니... 역시 있었다.
http://www.youtube.com/watch?v=qqCcSc-se24
(유튜브에서 배포되는 '게이코'의 원시인(caveman) 광고)

아! 물론 광고를 보고 웃자는 뜻으로 이 글을 시작하는 것은 아니며
(사실 광고를 봐도 어디서 웃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울렁울렁~)

그저 이 광고가 이루어낸 게이코의 매출 성장에 놀랐으며
그 이유가 궁금하여 나름의 이유를 찾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린다.

게이코의 괄목할만한 매출/시장점유율의 변동사항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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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코의 매출변동>
1998년 28억달러에 불과(?)한 매출이 현재 110억달러로 뛰었으며..

<게이코의 시장점유율 변동>
게이코가 속한 미국내 자동차보험회사의 시장점유율 변화를 보면..
2001년 네이션와이드에 이어 4.6%로 6위를 차지했던 게이코는..
2005년 6.3%의 시장을 점유하며 4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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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2%에도 못미치는 시장점유율일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와 자동차 보험시장의 규모부터가 다른 미국 시장에서는
고작 2%로 창출되는 매출은 몇십억달러에 이르기에 ... 아 부러워..

어쨋거나.. 더욱 놀란점은 괄목할만한 성장의 기반이 바로 '광고'라는 데 있다.
더욱이 제품자체의 경쟁력있는 속성에 기반하지 않은 그냥 '유머러스한 광고'라는 것이
그것도 한순간에 이슈화가 된 광고라는 점이 나를 더더욱 경악케 했다..ㅠ

사실 비록 몇개 되지 않은 사례이지만 그동안 접해온 광고들을 되짚어보면

그것도 '유머'라는 코드를 가진 한동안 이슈화되는 '광고'는
제품이 광고에 묻혀서 제품이 아닌 광고만 뜨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고..
제품이 광고에 묻히지 않더라도 이슈화된 효과가 매출향상에 '장기적'으로 기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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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브랜드가 잘 기억나지 않는 김국진의 "밤새지마란말이야~"..(현대멀티캡이었던가??)
브랜드가 죽어서 아로나민 매출만 올려준 "나오늘 회사안가~" " 왜" "피곤하니까" (활원)
- 이런 광고들은 브랜드가 아닌 광고만 이슈가 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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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리던 스카이광고를 패러디하여 이슈가 되었던 왕뚜껑의 "잇츠 딜리셔스" 광고나
모든 방송사에서 패러디했던 "니들이 게맛을 알어?"의 롯데리아 신구광고 같은 경우는
- 브랜드는 명확히 드러났지만 단기간의 매출향상만 일으키고는 곧 원래의 매출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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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게이코는 유머를 코드로한 이슈화된 광고로 장기적인 매출 향상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유사하게 큰 이슈를 불러왔던 우리나라의 광고들은 그렇지 못했다.

왜그랬을까?

여기서 제품의 속성, 그중에서도 제품의 구매방법 및 구매주기에 주목해보자.

게이코(GEICO)는 "자동차보험" 그중에서도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이며
반면 우리나라의 이슈화된 광고의 제품은 컴퓨터, 식음료군이다.

컴퓨터나 식음료와 자동차보험의 구매방법 및 구매주기는 확연히 다르다.

자동차보험과 같은 보험상품은 한번 구매(가입)을 하면 고객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며
매년 해당고객은 일정한 매출을 발생시킨다. 반면 식음료나 컴퓨터 같은 제품군의 경우에는
고객이 해당 제품을 구매할때마다 브랜드 교체가 빈번히 이루어지는 제품군인것이다.

그렇다.
보험상품의 경우 광고가 이슈화되면서 일정수의 고객이 유입되면
이슈가 식더라도 고객은 일단 유지되기에..

지속적으로 이슈를 발생시켜 신규고객만 유치하면 매출은 누적되며 증가한다.

반면 식음료군의 경우에는 광고가 이슈화될 경우
일시적으로 매출이 증가하지만 이슈가 식으면 재구매시
제품속성(양이나 질)에 대한 고민을 새롭게 하면서 브랜드가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 가정이 옳다면....

우리나라 시장에서 고객을 1회 확보할 경우 지속적인 매출이 기대되는
자동차보험, 손해보험, 생명보험사의 경우 모두다 똑같은 '신뢰'나 '위험' '보장' '저렴'의
컨셉을 버리고 어느 누군가 조금이라도 모험을 해서라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싶은
후발브랜드가  유사한 '파격'을 시도하여 이슈를 발생시킨다면..

또하나의 게이코(GEICO)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시장 점유율이 높고 다이렉트 채널이 약한 삼성생명, 삼성화재, LG화재등의 경우보다는
점유율 확보를 노리고있으면서 다이렉트 채널이 활성화되어있는 기업에 더욱 적합할 것이다.

굳이 몇개의 기업을 나열하자면..
자동차 보험의 경우에는 흥국쌍용화재의 이유다이렉트나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 서비스의 경우에는 동양생명이나 금호생명, 신한생명등과 같이
시장 점유율이 낮으며 홈쇼핑등 다이렉트 판매에 주력하는 기업들은 시도해 볼만할 것 같다.


<염소똥>
Posted by 염소똥